언론보도

언론보도

  • Read Level:1
  • Write Level:5
  • Upload Size:1Mb

야장 열풍에 골목 북적이지만 … 소음·쓰레기에 주민 몸살

페이지 정보

본문

SNS 화제에 젊은 층서 인기

주민들은 안전·위생 불편 호소

“폭넓은 가이드라인 세워야”


e266d69aa50651acae9ef10fb83c989a_1791198074_1534.jpg 


지난달 19일 종로 3가 일대 야장 거리. 발 디딜 틈 없는 인파와 야외 테이블에 둘러앉아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로 거리가 북적인다. 야장에 자리가 나길 기다리는 손님들의 줄도 길게 늘어서 있다. 이처럼 야외에 테이블과 의자를 내놓고 손님을 받는 야장 문화가 청년층 사이에서 외식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불법 옥외 영업 횡행은 물론 쓰레기 투기, 보행 불편 등 부작용이 잇따르며,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야장이 안전에 위협을 주고 인근 주민에게 불편을 끼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자훈(한양대 도시대학원 도시·지역개발경영학과 도시재생·설계전공) 명예교수는 “소음, 쓰레기 투기 등 야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주민들과 상인이 소통해 지역에 적합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관광 명소로 떠오르는 야장


야외에서 술과 음식을 즐기는 야장은 최근 청년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외식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1~8월 야장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배 증가했으며 하루 평균 대기 팀은 일반 음식점의 2.7배에 달했다. 야장을 검색한 이용자의 42.1%는 20대 여성으로 나타났다. 박기현 성북천골목형상점가상인회장은 “음식점을 방문한 20대 등 젊은 층 대부분이 매장 내 좌석보다 야외 좌석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야장은 도시 환경 속에서 색다르게 저녁 시간을 향유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e266d69aa50651acae9ef10fb83c989a_1791198109_8857.jpg


인기에 힘입어 지난 4월에는 전국의 야장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야장맵’ 사이트가 등장하기도 했으며, 캐치테이블도 전국 야장 지도를 추가했다. 이러한 유행은 SNS를 통해 야장 방문 경험이 활발히 공유되며 확산했다. 지난달 창동역 인근 야장을 방문한 이준아(한양대 의예25) 씨는 “인스타그램 릴스를 통해 야장을 자주 접했고 분위기가 색달라 보여 방문하게 됐다”고 했다. 정란수(한양대 관광학부) 겸임교수는 “청년층에서 SNS에 방문을 기록하는 문화가 발달하며 일상적 장소인 야장도 기록의 대상이 돼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야장이 밀집한 종로3가, 성북천, 을지로는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영국 여행 매체인 <Time Out>은 종로3가를 ‘2026년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동네 40곳’ 중 1위로 선정하며 야장 문화를 소개했다. 한성대입구역 근방에서 야장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성북천 야장이 인기를 끈 이후 매출이 늘었다”며 “대다수 손님이 야외 좌석을 원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포장마차나 야장이 드라마·영화를 통해 외국인들에게 노출되며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문화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e266d69aa50651acae9ef10fb83c989a_1791198172_9825.jpg 


서울시가 야간경제 활성화 계획의 일환으로 야장 지원 사업을 추진하며 야장은 더 증가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노포·골목 맛집 등을 문화·관광자원과 연결해 야외 먹거리 공간과 야간 경관을 조성하는 달빛야장 사업으로 2028년까지 총 25개의 야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 교수는 “야장은 올리브영, 다이소 등 대기업에 집중됐던 기존 관광객의 소비를 골목 상권까지 끌어올 수 있다”며 “대규모 투자 없이 기존 점포의 영업시간 확대, 좌석 옥외 확장 등의 방식으로 이뤄지기에 투입 비용 대비 매출 증대 효과가 크다”고 했다.


 


불법 옥외 영업에 불편 증가


야장이 큰 인기를 끌며 일부 식당은 불법 옥외 영업을 강행하기도 한다. 식품위생법에 따라 일반음식점은 야외에 테이블을 차려 영업하려면 사전에 신고해야 하지만 이 절차를 따르지 않고 운영하는 것이다.


e266d69aa50651acae9ef10fb83c989a_1791198199_7712.jpg
 

옥외 영업 신고 시 지자체가 보행 폭 등을 고려해 이를 수리하지만, 이를 고려하지 않는 불법 옥외 영업이 부지기수다 보니 통행 불편이 커지기도 한다. 실제 지난달 19일 종로3가 인근 야장에서는 인도에도 테이블이 설치돼 있어 보행객이 차도로 이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테이블이 인도에 2열로 놓여 있거나 좁은 차도에 설치돼 통행이 어려운 구간도 있었다. 성북천 야장 인근에 거주했던 김정빈(사범대 역교25) 씨는 “야외 테이블로 인해 좁아진 야장 거리에 대기하는 사람들과 차가 뒤엉켜 통행이 불편했다”고 했다. 종로구 야장 인근 건물 경비 부장으로 근무하는 유정수(남·83) 씨는 “보행 공간 확대를 위해 2차선 도로를 1차선으로 바꿨지만 여전히 사람과 차가 차도로 함께 다닌다”며 “안전이 걱정된다”고 설명했다.


e266d69aa50651acae9ef10fb83c989a_1791198226_4873.jpg
 

고성방가, 흡연 등 야장 방문객의 무질서는 근처에 거주하는 주민의 불편을 키운다. 김 씨는 “야장이 활발한 4월에는 주취자들의 고성방가로 인해 쉽게 잠에 들지 못했다”며 “거리에서 흡연하는 사람이 많아 동네를 오가며 간접흡연을 겪기도 했다”고 했다. 노상 방뇨, 쓰레기 무단 투기 등 생활 질서 위반 행위도 심각했다. 종로구 돈화문로 인근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80대 여성은 “가게 근처에 주취자들이 하루에 여러 번 노상 방뇨를 한다”고 했다. 유 씨도 “거리에 쓰레기를 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금요일이나 주말엔 새벽 4시까지 시끄러운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지적했다.


 


인력 부족에 적극 단속 어려워


불법 옥외 영업이 이뤄지는 이유로는 복잡한 옥외 영업 신고 절차가 꼽힌다. 옥외 영업 신고를 위해서는 각 지자체 조례에 따라 외부 공간 사용을 승인받아야 하며 소음·진동관리법에 따라 야간 소음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난간 등 안전 요소를 구비해야 하는지, 건축법, 소방 관련 법령 등 여타 법령에 저촉되지 않는지도 영업자가 직접 확인해야 한다. 도로법상 도로에 해당하는 공간에서 영업이 이뤄지는 경우에는 도로 점용 허가까지 받아야 한다. 박 회장은 “신고 없이 옥외 영업을 하는 것이 불법임을 알고 있음에도 옥외 영업 신고 요건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어쩔 수 없이 불법 영업을 하는 상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병철 한국도시행정학회장은 “식품위생법상 옥외 영업 신고 요건을 갖추더라도 건축법, 도로법, 소방법 등 다른 법률에 따른 규제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지자체 내에서도 위생과, 건축과 등에 관련 업무가 나뉘어 있어 상인이 모든 행정 절차를 밟기 어렵다”고 했다.


불법 옥외 영업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를 단속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성북구청은 “점검 공무원 6명이 성북구 5437개 식품접객업소에 대한 영업 신고, 주·야간 점검 등을 담당하고 있다”며 “이들이 맡고 있는 일반 민원 처리에 더해 성북구 20개 동의 옥외 영업까지 단속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김 학회장은 “야장 영업은 주로 야간과 주말에 집중되지만 이를 관리하는 야간·주말 근무 인력은 부족하다”고 했다.


야장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적극적인 단속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소비가 야장에 그치지 않고 인근 카페, 노래방 등 다른 상권까지 확대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실제 성북구를 비롯해 야장 거리가 형성된 지역의 지자체는 불법 옥외 영업을 인지하고도 단속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성북구청은 “많은 영업주가 경기 불황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해 일률적인 강제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박 회장은 “성북천 야장이 인기를 끈 지난해 봄 이후부터 구청에서 야장 자체를 단속하기보단 안전을 중심으로 계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266d69aa50651acae9ef10fb83c989a_1791198247_5742.jpg
 

“지역 특성 살린 가이드라인 마련해야”


서울시는 지난 8월 말 달빛야장 사업을 추진하며 통행 불편 등 야장에서 발생하는 생활 민원을 줄이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옥외 영업장 도로 점용 가이드라인을 고시했다. 가이드라인에는 통행 공간 기준폭, 옥외 영업장 점용 표시선 도색 등 내용이 포함됐지만 여섯 곳의 달빛야장 선정 지역에만 적용돼 기존 야장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학회장은 “달빛야장 지역에만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시 불법 옥외 영업 음식점이 이 가이드라인을 피해 인접 지역으로 이전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결국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지자체별로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이를 세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의수(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달빛야장과 기존 야장 모두 시민이 방문하는 것은 같기에 최소한의 안전기준은 공통 적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학회장은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중앙정부 차원에서 세우더라도 각 지자체에서 조례를 통해 세부 영업시간 등 상권의 특성을 반영하면 도시 안전 및 관리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공되면 상인의 옥외 영업 신고도 용이해진다. 김 학회장은 “현행 옥외 영업 신고 기준과 절차를 일원화하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면 신고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상인들이 주민과 협의해 상생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지민 성북구의원은 “상권을 지나치게 위축시키지 않으면서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선 단순히 영업을 제한하고 단속하기보다 상인과 주민, 이용객이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 교수는 “상인회 내부에서 운영 시간 등 자체 규정을 정한 후 그 내용을 주민과 협의한다면 불편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출처 : 고대신문(https://www.kunews.ac.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